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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험금을 노린 뒤에 남편 윤모씨를 살해한 혐의를 받고 있는 이은해씨와 공범 조현수씨가 공개 수배된 지 열흘이 넘었지만 여전히 행방이 묘연한 가운데 이씨가 17년 전 검거된 일명 '엄여인 사건'의 주인공 엄인숙씨와 매우 흡사하다는 주장이 나왔다. 남편을 대상으로 한 젊은 여성의 '보험 살인사건'이라는 점에서 이씨가 '제2의 엄여인'으로 불린다는 것입니다.


손수호 변호사는 2022년 4월 12일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서 '엄여인 사건'에 대해 "2000년부터 발생한 사건"이라며 "엄여인 사건이라고 하면 중년 부인 느낌이 들지만, (엄씨는) 2005년 검거될 당시 겨우 29세였다. 올해 31세인 이은해와 비슷한 젊은 나이"라고 밝혔답니다.

이어 "'가평 계곡 사건'을 살인이라고 가정한다면 두 사건 모두 남편이 피해자인 것이다. 보험금을 노렸고 비정상적인 정신 상태까지 엿보인다"며 "이은해를 통해서 엄인숙 사건을 떠올리거나 또는 이은해를 두고 제2의 엄인숙 아니냐는 이야기를 하게 되는 것"이라고 말했다. 현재 엄씨는 무기징역을 선고받아 복역 중이랍니다!!


엄씨는 당시 첫 번째, 두 번째 남편을 이용해 보험사기를 저질렀다. 손 변호사는 "남편에게 우울증 약을 먹여서 정신을 못 차리게 한 다음 갖가지 방법으로 보험금을 타냈다"고 전했답니다.

그 방법도 끔찍했답니다. 손 변호사는 "(엄씨는 남편을) 여러 번 넘어뜨려서 뇌진탕, 골절상 등을 입히고, 끔찍하지만 얼굴에 끓는 기름을 부어서 화상을 입혔다. 주방용 칼로 복부를 찔러 간 열상, 장 간막 파열 등을 여러 차례 입히기도 했다"고 말했다. 심지어 눈을 찔러 실명에까지 이르게 했다고 한답니다.


그는 "이런 걸 전부다 사고로 위장해서 보험금을 타낸 것"이라며 "결국 남편들은 '사지 봉와직염' 등으로 신음하다가 사망했다"며 "첫 번째 남편은 사망할 당시 스물일곱 살, 불과 11개월 뒤에 사망한 두 번째 남편의 나이는 스물아홉 살이었다"고 다소 충격적 사건 전말을 들춰냈답니다.

그러면서 엄씨가 남편만 노린 게 아니라고 했다. 그는 "친엄마, 친오빠 그리고 가정부에서부터 남편과 아들이 입원했을 때 병실에서 그냥 만났을 뿐인 사람들까지 같은 방식으로 노렸다"고 설명했다. 그렇게 3명이 사망했고, 실명을 비롯해 불구가 된 사람이 5명이었다고 전했답니다.

그럼에도 엄여인은 남편 살인에 대해 처벌을 받지 않았답니다. "애초에 기소도 안 됐다. 살인의 증거가 없었기 때문이다. 이런 이씨 사건 관련해서도 시사점을 주는 것"이라고 강조했답니다.

지난 2007년 방영된 SBS '그것이 알고 싶다'에서 엄인숙씨가 남편 등을 살해하거나 다치게 해 받은 보험금 지급 내역을 공개하고 있답니다. 이씨와 엄씨가 비슷한 점은 젊은 나이에 남편을 대상으로 삼아 보험금을 노렸다는 점이랍니다. 엄씨 사건의 판결문에 따르면 엄씨는 1998년 첫 번째 남편과 혼인신고를 했지만 이삿짐 센터에서 일하는 남편과 돈 문제로 자주 다퉜다고 한답니다.

손 변호사는 "판결문에 (엄씨가) 사치와 허영이 대단히 심했다는 내용이 있다. 그리고 주변 사람들이 (엄씨의) 빼어난 외모를 증언하기도 했다"면서 "2000년에 두 살짜리 딸이 뇌진탕으로 갑자기 사망해 우울증 치료제를 받으면서 일이 시작된 것"이라고 말했답니다.

우울증 치료제를 경험한 엄씨가 이를 남편에게 먹였다는 것이다. 손 변호사는 "(남편의) 정신을 혼미하게 만들고 밀어서 뇌진탕에 걸리게 한 다음 입원보험금 34만 원을 받은 게 처음이었다. 이게 2000년 4월이었다"며 "그후 대담해지면서 끓는 기름을 얼굴에 붓고, 흉기로 복부를 여러 차례 찌르는 등 끔찍한 행위를 통해서 보험금을 타낸 것"이라고 했답니다.


손 변호사에 따르면 첫 번째 남편은 결국 다발성 장 천공, 사지 봉와직염 등으로 입원 중 사망했다. 엄씨는 첫 남편의 장례식 직후에 나이트클럽에서 만나 혼인신고한 두 번째 남편에게도 우울증 약을 먹이고 골절상을 입히고 실명하게 만들었다. 결국 그 역시 입원 치료 중 사망했답니다.

그는 엄씨가 생각보다 보험금을 많이 받지 못했다고 전했다. 손 변호사는 "첫 남편 때 58회에 걸쳐서 2억8,000만 원을 받았고, 두 번째 남편 때는 4회에 걸쳐 3,800여 만 원을 받았다. 또 고향집에 불을 지르고 2억 (원) 이상 받았다"면서도 "이렇게 받은 보험금으로 또 여러 사람의 치료비와 병원비를 대기도 했다"고 말했답니다.


두 사람은 유독 보험금을 노렸는데 "이씨는 보험이 만료되지 않도록 관리했고, 엄씨는 고등학교 졸업 후에 잠시 보험설계사로 일했다"고 짚었답니다. 엄씨는 피해자들을 극진히 간호하는 모습을 보이며 남들 눈을 속여 온 것으로 알려졌다. 결국 화상 입고 입원한 지인들, 그 가족들을 살해하려 병원에 불을 지르려고 갔다가 폐쇄회로(CC)TV에 덜미가 잡혔답니다.

손 변호사는 당시 엄씨가 정신적으로는 문제가 없다는 판정을 받았다고 했다. 그는 "국립서울병원에서 한 달 동안 (정신감정을) 진행했지만 정신병이 없다는 판정이 나왔다"며 "보험계약, 부동산 거래를 멀쩡히 했다. 검사 결과 판결문에 '꾀병'이라고 나온다. 이게 허위로 또는 과장되게 신체적, 생리적 증상을 의도적으로 유발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답니다.


이어 "여기에 충동적인 성향을 보이는 경계선 인격장애 의심 소견도 나왔다"면서 "사이코패스 가능성이 의심되지만 그 시절에는 사이코패스 검사가 도입되지 않았다. 사이코패스 검사는 2008년에 도입됐다"고 전했답니다.

그러면서 엄씨와 이씨가 (타인을) 심리적 지배 또는 기망하는 공통점이 있다고 짚었다. 그는 "엄씨는 피해자들을 극진히 간호하며 의심을 피한 것"이라며 "이씨는 남편을 지배한 거 아니냐라는 분석이 나온다. 결국 본인의 이익을 얻기 위해 주변 사람들을 속이거나 기망, 지배했다는 것"이라고 말했답니다.